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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디지털 플랫폼과 리걸테크(Legal Tech)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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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궁금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해당 전문가를 찾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구글, 네이버 등 검색 포털의 등장은 전문가들에 대한 의존을 많이 줄여줬다. 특히 일종의 지식공유 서비스인 네이버 지식인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식인도 보다 신뢰할 수 있고 비밀 유지가 필요한 상담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네이버는 지식인 엑스퍼트를 출시했다. 법률 엑스퍼트의 경우 이용자가 원하는 변호사를 선택하면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가 변호사를 중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일종의 지식인 유료 버전이 등장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거의 전 국민이 이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기술, 가입자, 비규제, 혁신 마인드라는 4가지 무기를 갖고 부동산 중개, 뉴스는 물론 최근 쇼핑, 금융까지 진출하면서 거대한 디지털 제국을 형성해 가고 있다. 이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변호사 시장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변호사 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변호사를 중개·알선해 주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비변호사와의 동업을 금하고 있는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네이버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연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있으므로 중개·알선이 아니라는 것과 네이버를 위한 수수료가 아니라 네이버 파이낸셜이라는 결제 대행사에 주는 실비용만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 수취가 아니라고 한다.

법 위반 여부는 사법 당국이 결정하겠지만 모빌리티 혁신을 둘러싼 택시업계와 플랫폼 간의 갈등, 마이데이터 등 혁신금융 관련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플랫폼 간의 갈등에 이어 변호사라는 전문자격산업과 플랫폼 간 갈등이 일어난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신구 산업의 갈등 유형 중 하나인 이 사건에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플랫폼의 변호사 시장 진출의 기저에는 리걸테크라는 트렌드가 있다. 리걸테크는 법률과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법률 서비스다. 인터넷이 보편화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법률 시장에서도 해당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AI를 통한 판례분석 및 제공, 법률문서 작성 지원, 온라인 법률 상담 서비스가 그 예다. 이번 갈등은 법률 시장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수용 여부를 선택할 시점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소비자의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제고에 관한 것이다. 이미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엄청나게 많은 변호사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 변호사 2만 명을 돌파하고 3만 명 시대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알음알음으로 변호사를 소개받거나 전관에 기대는 것 외에 능력 있고 성실한 변호사를 찾을 방법이 없다. 리걸테크는 이런 정보 비대칭을 해결해 법률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다. 마치 쇼핑하듯 변호사를 택하는 것이다. 해당 변호사에게 달린 평점과 리뷰는 서비스 경쟁을 유도해 질 높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이고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이런 숭고하고 정의로운 변호사 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지나친 공공성 규제는 완화할 때가 된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예컨대 동업 금지 조항은 리걸테크에 비법조인들의 참여를 막아 결국 관련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언택트 경제로의 전환도 법률 시장의 온라인화, 디지털화를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이제 법조계도 디지털 혁신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리걸테크를 통한 혁신의 과실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소비자 친화적인 입장에서 플랫폼과 변호사 업계 간의 갈등이 지혜롭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 센터장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473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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