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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의 IT프리즘]소비자도 통신사도 대리점도 불만인 '단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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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하는 등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한 이동통신 3사에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이며, 125개 유통점에도 총 2억7천2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단통법 시행 후 최대 과징금이다.

단통법상 지원금이란 이동통신단말장치 구매가격 할인, 현금 지급, 가입비 보조 등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구입비용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용자에게 제공된 모든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 단통법은 이런 지원금을 이용자에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면 불법으로 보고 이통사에게 과징금 등의 제재를 부과하는 법률이다. 최근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동법에 대한 개선논의가 활발하다. 이 법의 입법 배경, 내용 그리고 6년의 성과와 향후 개선안 등에 대해 살펴보자.

단통법의 입법 배경은 이동통신시장에서의 불투명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은 소비자 후생 배분을 왜곡하고 이동통신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단말기 보조금은 모든 이용자의 요금 수익을 바탕으로 재원이 마련되나 보조금 지급이 일부 이용자(번호이동 중심)에게 집중됨으로써 소비자간 후생 배분이 왜곡되고 동일 단말기 구입자 간에도 어느 시기에, 어디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보조금이 달라 이용자 간 차별이 심화되고 있으며, 또한 일반적으로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고가 요금제 의무 약정 등을 강제하고 있어 불필요한 통신 과소비를 조장한다. 또한 이용자의 빈번한 단말기 교체로 이어져 가계통신비 증가와 자원 낭비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당한 차별금지이다. 이통사 등은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 요금제, 거주 지역, 나이 또는 신체적 조건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 둘째, 지원금 공시 의무이다. 이통사는 출고가, 지원금액, 출고가에서 지원금액을 차감한 판매가 등 지원금 지급 내용 및 지급 요건에 대하여 이용자가 알기 쉬운 방식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셋째, 지원금에 갈음하는 할인제공이다. 지원금을 받지 아니한 이용자에 대해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법 시행 6년의 성과는 어떨까. 지난 10일 단통법 토론회에서 한 발제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신시장은 번호이동 중심에서 기기변경 중심으로 전환됐고, 1위 사업자에 대한 집중도가 낮아졌으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한다. 또한 과도한 지원금 경쟁이 줄었고 중저가 단말기와 요금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저가요금제 선호와 부가서비스 선택 감소, 저가 단말 선호 및 교체주기 증가로 인한 단말기 구매비용 경감 등을 통해 전체적인 가계통신비는 감소했다고 한다.

일견 단통법은 가계통신비 인하 등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나, 이것이 경쟁 활성화로 인한 요금과 단말기 가격 인하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고가단말기에 대한 진입장벽이 있는 소비자, 제재의 위험에 노출된 이통사, 매출 감소가 불만인 유통점, 교체수요 감소로 인한 단말기 매출 감소가 불만인 제조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불만인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이동통신단발장치유통구조개선협의회의를 운영했고 그동안 논의 사항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의 합리적인 차등을 허용하고 유통망에서는 공시지원금 15% 범위에서 지원하는 추가지원금의 한도를 상향하고 공시지원금 공시 유지기간을 7일에서 3~4일로 줄이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또한 단말기 유통법 개선 과제로 장려금에 대한 규제 신설이 논의되었다. 장려금은 통신사·제조사가 단말기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대리·판매점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지원금 규모가 대폭 줄어들자 통신사가 일부 유통점에 과도한 장려금을 지급하면서, 불법보조금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려금은 불법적인 지원금의 원천이므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안으로 장려금 연동제, 유통채널 간 장려금 합리적 차등제, 대리점 간 장려금 합리적 차등제 등을 제시했다.

사실 단통법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강력한 이동통신 단말유통시장에 대한 규제이다. 이용자 차별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사업자 간 보조금 경쟁을 원천적으로 막는 규제이다. 이미 요금규제로 인해 요금 경쟁이 어렵고 통신품질도 균등화가 이루어져 사실 이통시장의 유일한 경쟁요소는 보조금 경쟁뿐인데 이마저도 막은 것이다. 그러니 이통사로서는 가입자 획득을 위한 경쟁에서 보조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이 경우 항상 법을 위반하게 된다. 결국 단통법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킬 수 없는 불편한 법이었고 규제기관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단속과 집행을 해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편한 법이었다.

정부가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을 토대로 지원금 규제를 일부 완화하려는 시도는 타당한 방향으로 보이지만 이제 다시 도매규제로서 장려금 규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자 간의 거래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물론 대단히 복잡한 규제를 도입하는 경우 이는 정부의 규제운영 능력을 초과해서 규제비용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통시장에서 이통사는 요금, 품질, 지원금을 수단으로 제조사는 단말기를 수단으로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계통신비 인하를 포함해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런 수단의 사용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게 경쟁을 활성화한 후 전문규제기관이 차별의 부당성 여부 등에 대한 사후규제를 정밀하고 과감하게 집행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한편 언택트 사회를 맞아 이동통신도 비대면이나 온라인 가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TV, 컴퓨터와 같이 이동전화 단말기도 이통사와 별도로 제조사로부터 직접 조달하는 자급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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